유민펠로우 이야기
2024 헤이그아카데미 결과보고서 (서울대학교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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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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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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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펠로우 결과보고서 The Hague Academy of International Law 2024 Winter Courses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국제법 석사과정 김태형
국제법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필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대학원 지도교수님과 선배들의 추천에 따라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 참가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는 다양한 직업적/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공통으로 국제사회의 현안과 이에 기저한 국제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헤이그에서의 약 1개월은 학자, 외교관, 법률가, 학생 등 다른 국가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학문적 견해를 넓히고 동시에 글로벌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에 앞서 아카데미의 참여를 후원해주신 홍진기법률연구재단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 아카데미 강좌 아카데미 강좌는 크게 Courses와 Seminar로 구성됩니다. Courses의 경우에는 오전에 진행되는 수업으로서 출석이 필수이며, 주로 강연자의 일방적인 강의로 진행됩니다. 다만 오후에 진행되는 Seminar의 경우 출석이 강제적이지 않고, 오전에 진행된 각각의 Course에 대한 추가 수업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이때는 오전의 Course와는 달리 강연자와 학생들 간의 토론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출석 체크는 하루에 한 번, 아침에 Courses가 시작하기 전 Auditorium 앞에 있는 기기에 자신의 뱃지를 태그하는 것으로 합니다(해당 뱃지는 첫 날 아카데미 건물에서 즉석으로 사진을 찍고 배부받을 수 있습니다). 드레스코드는 별도로 없으나, 대부분 주로 정장이나 스마트 캐쥬얼을 많이 입었던 것 같습니다. 넥타이까지 갖춘 풀정장 세트까지는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Courses는 크게 General Course와 Special Course로 구분되는데, General Course는 약 3주 간 매일 한 시간 씩 진행되는 아카데미의 핵심 강의로서, 해당 과정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강의입니다. 한편, Special Course는 매주 2개 씩, 총 3주 간 6개의 강좌로 구성되며 각각 다른 강연자에 의해 한 주 씩 진행됩니다. 따라서 아카데미 과정 동안 하루에 General Course 1시간, Special Course 2시간으로 총 3시간의 수업을 오전에 듣게 됩니다. 강의 관련 첨부 자료들은 개강 직전에 아카데미 e-Learning 웹사이트에 업로드 됩니다(강연자에 따라서는 개강 직전까지 올라오지 않고 당일 수업 직전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루는 Course가 있을 경우, 그리고 이에 대해 강연자와 다른 학우들과 심도 깊은 토론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오후에 있는 해당 강의의 Seminar에 참여하면 됩니다.
3. 기관 방문 및 사교 활동 1) 기관 방문 아카데미 기간 동안 오후에는 다양한 행사가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기관 방문과 사교활동이 있습니다. 기관 방문은 각 나라의 대사관이나 국제기구 방문, ICJ 재판관과의 만남 등이 있습니다. 기관 방문의 경우, 아카데미 개강 전 메일로 안내가 오며, 모든 것은 선착순이 원칙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메일함을 체크해야 합니다. 보통 기관 방문 메일은 개강 몇 주 전부터 오기 시작하며, 아카데미 기간 중에도 업데이트(공석이나 신규 기관 추가)가 생길 경우 관련 메일이 옵니다. 제가 다녀온 2024 Winter Courses의 경우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국제사법재판소(ICJ) & 상설중재재판소(PCA), 코소보특별법원(KSC) 등이 국제기구 명단에 있었는데 국제형사재판소의 경우 신청이 시작되고 2시간이 채 안되어 마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헤이그와의 시차를 고려할 때, 한국 시간 기준으로 오후 5시부터는 주기적으로 메일함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기구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대사관을 방문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온라인 선착순 신청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몇몇 국가의 대사관은 자국민만 혹은 특정 언어 사용자만 신청을 허용하기에 주의해야 하며, 대사관 신청과 국제기구 신청 일자가 겹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국제사법재판소와 상설중재재판소, 호주 대사관, 팔레스타인 대사관 그리고 대한민국 대사관 등에 다녀왔습니다(대한민국 대사관의 경우에는 아카데미가 보낸 온라인 사전 신청 명단에 없었기에 제가 개별적으로 대사관에 연락을 드려 한국인 학생들의 방문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추가적으로 평화궁 도서관에서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는 재판관들의 일정에 따라 변경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온라인 사전신청이 아닌 현장 신청으로 진행됩니다. 아카데미 측은 추첨하여 선발된 소수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웬만하면 모든 학생들이 참여 가능해 보였습니다.
2) 사교 활동 기관 방문 이외에도 아카데미 기간 중 아카데미 주최 하에 다양한 사교 활동이 진행되는데, 대표적으로 헤이그 시청의 환영회, 시내 칵테일 바에서의 댄스 파티 등 다양한 행사가 있습니다. 해당 행사들은 참여가 필수는 아니고,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다른 학생들이나 아카데미의 직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로 간단한 핑거 푸드와 음료 등이 제공되며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일정상 시청 주최의 환영회에만 참석하였는데, 이때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좋았던 것 같습니다.
4. 헤이그에서의 생활 1) 날씨 겨울의 헤이그는 상당히 춥지만 걱정한 만큼 춥지는 않았습니다. 기온 자체는 대부분 영상권에 머무르기 때문에 히트텍과 같은 내복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날이 흐리며, 매우 자주 비가 오고, 가끔은 우박이 내립니다. 따라서 겉옷으로 롱패딩은 아니더라도 바람막이 점퍼와 같이 방수기능이 있는 옷이 필요합니다. 저는 우비와 우산을 챙겨갔는데, 정작 이 둘은 쓰지 않았고 바람막이 점퍼를 자주 입고 다녔습니다. 물론 격식 있는 자리를 갈 때를 대비해 코트 한 벌 정도는 있어도 좋을 듯 합니다. 이외에도 휴대용 핫팩이나 1인용 전기장판을 가져오면 좋습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가정집은 실내온도가 20도 이하라고 합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춥기 때문에 전기장판만큼은 꼭 가져가시길 바랍니다(쿠팡에서 5만원에 구입 가능).
2) 대중교통 현지인들은 OV-Chipkaart라고 하는 교통카드에 돈을 충전하여 사용하지만, 제가 사용해본 바로는 한국의 트래블월렛 카드와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이 트램이나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에서 활용 가능했습니다. 다만 한국 카드들은 도시간 이동을 하기 위해 기차역에서 실물 티켓을 구매할 때 1유로가 더 청구됩니다. OV-Chipkaart의 발급비용은 7유로 정도로 알고 있는데, OV-Chipkaart로 티켓을 구매할 경우 모바일 어플로 구매가 가능하기에 1유로가 절약됩니다. 본인의 여행 일정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숙소 숙소는 아카데미에서 연결해주는 Legal Lodging을 통해 신청하였으며, 네덜란드 가정집에서 하숙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신청 과정에서 흡연 여부, 애완동물 선호 여부 등을 조사하여 집이 배정되며, 배정되는 과정에서 식기 제공 또는 조식 제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네덜란드인 노부부의 집에 배정되었으며, 하우스메이트로 스페인인 1명, 프랑스인 1명이 있었습니다. 각각 개인실을 사용하였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학생 3인이 공용으로, 주방은 집주인 부부와 함께 사용했습니다. 냉장고는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게 별도로 있었습니다. 제가 머무른 집은 아카데미에서 도보로 35분 되는 거리에 있었습니다(국제형사재판소 인근). 처음에는 매우 멀고, 대중교통을 타도 환승을 해서 40분이나 걸리는 거리였기에 불만이 있었지만, 막상 친구들과 함께 걸어 다니다 보니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헤이그는 대부분 평지이기에 한국보다 걷기에 더 수월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Legal Lodging을 통해서는 홈스테이나 Skotel을 고를 수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숙사 느낌인 Skotel의 경우 아카데미와의 대중교통 접근성은 좋으나 룸컨디션이 복불복이라는 소문이 있었기에 저는 홈스테이를 신청하였습니다. 다만,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홈스테이의 경우에도 집주인의 성격이나 그 집의 규칙 등에 따라 학생들의 삶의 질에 차이가 많이 나는 듯 하였습니다. 따라서 아주 좋은 집으로 홈스테이를 배정받는 것 역시 운의 영역이며 이런 차원에서 저는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홈스테이는 1박에 30유로 정도로 인근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보다 훨씬 저렴했기에 매우 추천드리며, 이 또한 뒤늦게 신청할 경우 자리가 다 차서 신청이 불가할 수 있으니 아카데미로부터 메일이 올 경우 하루빨리 신청할 것을 추천합니다. 숙소 사진은 집주인 가정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생략합니다.
4) 기타 헤이그에서 생활 할 때, 특히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될 경우에는 식재료를 구매하여야 하는데 대개 알버트하인(Albert Heijn)이라는 로컬 마트(아주 작은 이마트 느낌)에서 구매하게 됩니다. 다만 알버트하인의 경우 한국에서 발급된 신용/체크카드 및 트래블월렛 카드를 받지 않고 로컬 뱅크카드 혹은 현금밖에 받지 않으므로 아카데미 참여자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마트에 1번 정도 가서 장을 봐왔는데, 이때 한 번에 40유로 안팎으로 돈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현금을 넉넉하게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알버트하인에는 봉지 신라면, 불닭볶음면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한국에서 이 둘은 가져오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알버트하인 이외에 로컬 식당들이나 점포, 심지어 평화궁 내의 카페테리아 역시 카드를 받기 때문에 현금은 사실상 알버트하인에서만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대중교통은 현금을 받지 않습니다). 5. 마치며 네덜란드로 유학을 가거나 외교관 등으로 파견되지 않는 이상, 한국인이 헤이그에서 한 달 가량 거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 참여함으로써 저는 헤이그 한달살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국제법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헤이그, 그것도 국제법의 주요한 법리들이 결정되는 평화궁 내 국제사법재판소 바로 옆의 아카데미 건물에서 국제법 대가들의 강의를 3주 동안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특권이자 절호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평화궁의 뒷 모습을 제대로 관찰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 지를 헤아려 보면 이러한 점이 더욱 더 실감 납니다. 국제법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서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서의 수학은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헤이그에서 보고 배운 많은 지식과 경험들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항상 정진하겠습니다. 이처럼 좋은 경험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홍진기법률연구재단에도 재차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많은 분들이 이 기회를 활용하여 저와 같은 소중한 경험을 헤이그에서 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